함양의 전설 - 의병장의 ‘갑옷 왜적에 대한 분노’

함양군민신문 | 입력 : 2016/06/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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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왜구들의 침입에 의해 남부 해안지방은 항상 수난을 당해 왔다.

 

그 중에서도 임진왜란은 서울이 함락되고 전국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왜적들의 침략행위였다.

여기 그 침략자들을 무찌르기 위해 일어선 의병장의 이야기가 있다.

 

정유재란 때 의병을 이끌고 왜적들과 싸우던 장수가 하나 있었다.

 

 

그는 책을 읽던 나약한 선비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모형제가 왜적들에게 살해당하는 슬픔을 겪게 되자 조국과 혈육의 원수를 갚고자 의병들을 모아 왜적을 찾아다니며 무찌르게 되었다.

 

그는 백여 명의 의병을 이끌고 요새가 될 만한 산속에 숨어 있다가 적의 부대가 나타나면 동정을 살펴 방심하는 기회를 포착하고 신출귀물 적을 살육하고 사라지곤 하였다.

 

그가 이끌던 의병들은 수가 비록 적지만 그들보다 많은 왜적들과 싸울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맞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밤을 이용하여 적의 막사에 불화살을 쏘아 불을 지른 후 화장을 시키고 뛰어나오는 놈은 쳐서 무찌르는 것으로 톡톡히 공을 세웠던 것이다.

 

 

또 그들은 왜적의 무기창이나 양곡 창고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전법을 쓰기도 하였다.

 

왜놈들은 잔인무도한 놈들이어서 재물만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르는 만행을 일삼아 왜놈들이 지나간 곳이면 어디나 시체가 즐비하고 집은 잿더미로 변하곤 하였다.

 

 

그러기에 의병들의 저항 또한 대단했다.

 

북진하던 왜적이 하루는 안의를 거쳐 지나가면서 황곡에 700여 명의 잔여부대가 진을 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자기네 의병부대보다 몇 배나 많은 왜적이라 바로 덤벼들었다가는 수적으로 부족하고 무기의 열세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의병장은 참모들을 불러놓고 새로운 전술로 전략을 짜고 있었다.

 

황곡은 나의 고향이기도 하오. 왜놈들은 이곳에 진을 치고 숙영을 하면서 양민을 살해하고 아녀자를 욕보이며 재물을 빼앗는 등 갖은 약행을 저지르고 있소. 이들을 일거에 무찌를 수 있는 방안을 내 보시오.”

 

왜군들의 기강을 헝클어 놓을 수 있으면 좋겠소이다.”

 

지금 괘관산에는 우리 백성들이 피난해 있습니다. 그 백성들 중에는 기생출신도 있을 것이고 아리따운 처녀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 중에서 네 사람을 적진으로 들여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왜적의 노리갯감으로 말이요?”

 

그렇습니다.”

 

, 미인계를 쓴단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적진 황곡마을에 들어가면 많은 병사가 차지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왜장들이 차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왜장들은 주색에 빠지게 될 것이고 그 분위기는 졸개들에게까지 미칠 것입니다그렇게 하면 기강을 헝클어 놓을 것이며 사기를 떨어뜨려 정신이 해이해 질 것입니다그 때 야음을 틈타서 놈들을 깡그리 베어버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매우 승산이 있는 전법이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하여 괘관산에 병사를 보내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네 명의 여자를 골라서 데려오게 되었다.

 

그런데, 이 미인계의 술책이 탄로 나면 적진은 더욱 견고해 질 것인데 그렇게 되면 허사가 아닐까?”

 

, 그러기 위해서는 네 명의 여자들에게 화장을 시키지 말고 또한 헤진 옷을 입혀야 할 것입니다. 또한 모두 일색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의 옷은 좀 낫게 하고, 어떤 이의 옷은 속살이 비치도록 헤진 옷을 입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적당한 간격을 두어 보내야 할 것이며, 네 명 중 한 두 명은 왜적을 만나자마자 며칠을 굶은 것처럼 먹을 것을 달라는 시늉을 내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전술을 짜서 네 명의 여자를 황곡의 왜적들에게 보냈다.

 

 

전략이 주효하여 왜장이 머무는 곳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술상을 옮기는 것이 보였다.

 

 

의병들이 보낸 여자 중에서는 아리랑을 부르는 노래 소리가 들렸다.

 

 

그 노래는 일 순조롭게 되어간다는 신호로 정해놓은 것이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섬나라 오랑캐가 짐승이 되어

우리 강산 우리 백성 괴롭히누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오늘 밤에는 짐승 떼들이 컹컹 짖어보지도 못하고 살육되리로다.

 

 

그 날 밤 의병들은 왜적들이 가장 방심할 시간인 자시에 몰려 접근하여 일시에 불을 지르고 어쩔 줄 모르는 왜적을 무찌르기 시작하였다.

 

왜적들은 옷에 불이 붙어 길길이 날뛰는 놈, 여기 저기 숨을 곳을 찾는 놈 등 지옥을 방불케 아수라장이 된 지경에서 왜적의 목은 추풍낙엽 떨어지듯 떨어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공격을 거듭하여 거의 적들이 살육되었다 싶을 때였다.

 

 

의병장은 의병들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하였다.

 

 

그 때 어디선가 조총 소리가 들리더니 장군이 푹 쓰러졌다.

 

장군님, 장군님.”

 

장군님 정신 차리세요.”

 

의병장은 목에 총알을 맞아 피를 쏟고 있었다.

 

나는 죽게 되오. 그러나 왜놈들을 다 무찌르기 전에는 눈을 감을 수가 없구려. 죽어서라도 왜놈들에게 원수를 갚을 터이니 내 칼과 갑옷을 저 바위 밑에 묻어주오.”

 

의병들은 큰 승리를 거두고도 기쁨보다는 슬픔이 가슴을 메이게 하였다.

 

의병장은 숨을 거두었고 의병들은 유언에 따라 칼과 갑옷을 큰 바위 밑에 묻어주었다.

 

그 때부터 의병장의 칼과 갑옷을 묻은 바위를 '갑옷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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