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의 전설 - 우씨 가문의 효자 [호랑이까지 도와준 효자]

함양군민신문 | 입력 : 2016/05/25 [00:10]
▲ 황석산    © 함양군민신문

 

안의면 월림리에는 옛날부터 대대로 살아오던 우씨 가문이 있었다.

 

그 가문에 효자가 있었다.

 

그 가문에 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효자 우씨는 오랜 지병으로 고통을 겪으며 사경을 헤매는 부모님을 모시고 안타까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밤이면 밤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황석산 산신령에게 부모님의 병을 고쳐 달라고 빌었고 사방을 수소문하여 좋다는 약을 다 구하여 정성스럽게 다려 드리기도 하였다.

 

 

새벽녘에는 부모님의 배설물을 혀로 맛보고 병환의 차도를 짐작했다고 한다.

 

농촌인지라 낮에는 농사일에 바쁜 몸이지만 부모님의 간병에는 항상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진맥을 하고 약을 짓기 위해 방문한 의원으로부터 부모님의 병화에는 호랑이 고기가 영약이라는 말을 들었다.

 

 

호랑이 고기를 구하기 위해 지리산, 덕유산 등 산골짜기의 포수들에게까지 찾아다녀 보았지만 호랑이 고기를 쉽게 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몇 날 몇 달을 산골짜기 숲 속에다 덫을 놓았다.

 

 

그리고 크고 둥그렇게 깊은 구덩이를 파고 나무 가지를 자르고 풀잎 사귀로 덮어 함정을 만들고 지나가는 호랑이가 함정에 빠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런 구덩이를 한 개 파는데 만도 꼬박 하루가 걸리는 고된 일이었다.

 

 

그는 하루 빨리 호랑이를 잡아 부모님을 병중에서 구해야겠다는 일념 때문에 제대로 끼니를 때울 겨를도 없었다.

 

그래서 구덩이를 파면서 땅속으로 뻗어나간 칡뿌리를 끊어 대강 흙을 닦고 질겅질겅 씹어먹는 것으로 식사를 대신하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함정을 파다가 위에서 굴러 떨어진 바윗돌에 정강이뼈를 크게 다쳤다.

 

다리를 절둑거리며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효자 우씨는 몹시 슬프고 안타까웠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몸을 다치게 하는 것도 불효가 될 뿐더러 자기가 다친 걸 부모님께서 아신다면 부모님께 걱정을 더해드려 더 큰 불효가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호랑이를 잡으려고 덫을 놓고 함정을 파기도하여 온갖 정성을 쏟았지만 호랑이는 잡히지 않았고 부모님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괴로워하며 궁리하던 끝에 이웃마을 한 부잣집에 호랑이가죽으로 만든 방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내게 되었다.

 

 

그래 그주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 가죽을 잘라와 달여보자. 혹시 호랑이 고기는 아니지만 부모님의 병환에 차도가 있을 지 몰라. ! 산신령님이시여, 저의 부모님의 병환을 구해 주소서하고 기도를 드렸다.

 

다음날 그 집 주위에 가서 숨어 살피다가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집으로 들어가 호랑이 가죽 일부를 잘라와 정성을 다해 다려 드렸다.

 

 

그러한 지극한 정성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어 차례로 세상을 떠나시게 되자 자신의 부족한 정성을 한탄할 뿐이었다.

 

그는 주야로 부모님 묘소를 떠나지 아니하고 정성을 쏟던 중 잠깐 비운 사이에 묘의 분봉이 파괴된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주위를 살펴 보니 나무밑에 호랑이가 웅크리고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저런 고약한 짐승같으니라구.

 

그는 죽기를 각오하고 호랑이에게 덤벼들었다.

 

호랑이는 우씨의 등등한 기세에 눌려 대항하지 못하고 도망을 치고 말았다.

 

 

다시는 이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씨의 지극한 효성을 안 불량배들이 우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우씨 부모의 분묘를 파헤치고 시신을 꺼내 두상을 잘라가 버렸다.

 

 

그리고 쪽지에 써 놓기를 너의 부모 두상을 찾으려면 보석을 마련해 가지고 영각사 뒷편 솔 숲으로 오라. 잊지말고 오는 보름날 밤 자시에 꼭 찾아오라.

 

행여 허튼 짓을 했다가는 네 부모의 두상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네 부모의 혼은 구천에서 떠돌이 신세가 될 것이니라고 하였다.

 

우씨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청천벽력이 내려치는 것 같았다.

 

이런 발칙한, 야수만도 못한 놈들. 아무리 재물이 좋다기로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이렇게도 추악한 심성을 가졌을꼬. 그는 분함을 억누르고 보석을 마련하여 그들이 말하는 시간에 그 장소를 찾아갔다.

 

그래 보석을 구해 왔나? 어디 봅세

 

효자 우씨는 보석꾸러미를 그들 앞에 던졌다.

 

그들은 달빛에 보석을 겨냥해 보며 아니 이 보석은 양이 너무 작아. 이걸로는 안돼

 

그대들은 부모가 없습니까? 그대들이 부모님을 하늘같이 우러르듯 나도 그러하오. 그러니 아우같이 생각하고 저에게 부모님의 두상을 돌려 주어 불효가 되지 않게 해주시오

 

우씨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호소하였다.

 

 

원통한 마음 이루말할 수 없지만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부모님의 두상을 찾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놈아, 쓸데 없는 소리 하지마. 네 부모의 두상을 찾고 싶거든 논을 팔아서 보석을 더 마련하여 오너라. 닷새 동안 말미를 줄 터인 즉 부디 시간을 지켜주기 바란다. 만일 허튼 수작을 부렸다가는 네 부모의 머리를 두 번 다시 찾지 못할 게다. 네놈은 영원히 불효를 저지르게 될 터인즉 마을 앞에 있는 논이 스물여섯마지기가 아니야? 그중 절반을 팔아 보석을 마련해 오도록 하여라. 알겠느냐?”

 

제발 허물이 있더라도 용서하여 주시고 시키는 대로 할 터인즉 저의 부모님의 두상을 먼저 돌려주시오

 

이놈아. 우리 말귀를 못알아 듣겠느냐? 닷새라는 기간이 너무 촉박한 터인즉 내일 아침부터 빨리 서둘러 논을 내 놓아서 팔도록 하라. 알겠느냐?”

 

그들은 위협적인 말로 재촉하여 우씨를 몰아부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은 우씨의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들일 게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가 갖고 있는 앞뜰의 논을 어찌 알며 논마지기 수까지 어찌 알겠는가.

 

그는 부모님의 두상을 되찾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논을 팔아서 보석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말한 시간에 그 장소로 찾아갔다.

 

 

보석을 내 놓자 그들은 보석을 헤아려보고는 부족하다고 트집을 잡고 더 요구 하였다.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칼로 무장한 그들을 당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자기 몸만 크게 상하고 실신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가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어 깨어나 보니 호랑이 품속이었다.

 

 

호랑이도 우씨의 효성에 감동하여 그를 보호하고 지켜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호랑이가 그를 등에 타라는 시늉을 하여 우씨가 등에 탔더니 호랑이에게 쫓겨간 그 사람들의 마을 앞에 내려놓고 호랑이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는 당장 그들을 혼찌검 내고 부모님의 두상을 찾았으면 좋겠지만 그들을 감당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울분을 참고 다음날 올 것을 마음속으로 결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마을 장정들을 데리고 그 마을로 달려가니 낌새를 알고 어느새 그들은 도망치고 없었다.

 

 

부모에게 불효한 자신을 한탄하며 원수놈들과 한 하늘밑에 같이 살 수 있다하여 죽기로 결심했으나 부모님의 두상을 찾지 않고는 구천에서도 부모님을 뵈올 수 없겠기에 마음을 돌려 여력을 다해 수소문하여 찾아나섰다.

 

그렇게 수 개월이 흘러간 어느 날 모심기를 하는데 논 옆길로 지나는 사람들의 주고 받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부모님의 두상을 훔쳐간 그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씨는 눈이 번쩍 뜨였다.

 

 

그들을 붙들고 이야기 하며 농주를 권했다.

 

술이 얼근히 취하게 되자 그 나그네들은 부모님의 두상을 훔쳐간 놈들이 어디서 사는지를 자세히 알려주었다.

 

 

그들은 육십령 동자바위 밑에 숨었다가 육십령을 넘나드는 나그네들의 재물을 빼았고 해치는 강도의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좀 더 자세히 알아본 다음 관가에 신고하였다.

 

관군과 함께 은밀히 육십령 동자바위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 도둑들은 돼지를 잡아 고기를 구워놓고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을 포위하여 모조리 잡을 수 있었다.

 

그 도둑들을 문초 끝에 우씨는 부모님의 두상을 도로 찾게 되었고 음식을 마련하여 큰 제사를 지내고 다시 장사하였다.

 

우씨의 지극한 효행이 널리 퍼지자 이 고을 원님은 많은 상을 내리고 하늘이 이런 효자를 보냈으니 호랑인들 어찌 모를 소냐하고 글을 써서 내리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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